2) 사회복지정책의 국가별 차이점을 중시하는입장
국가별 차이에 주안점을 두고 사회복지정책을 파악하는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독일식 사회정책과 영미식 사회정책 · 사회복지정책의 차이점을 중시한다.
(1) 독일의 사회정책
독일은 세계 최초로 사회정책을 시행한 나라이다. 1880년대 독일제국에서 비르마르크 재상이 주도하여 제정한 일련의 사회입법, 즉 1883년의 건강보험, 1884년의 산재보험, 1889년의 노령폐질연금이 그것이다. 사회정책이라는 용어도 독일제이다. 1872년 Wagner, Schmoller 등 강단사회주의자 또는 국가사회주의자가 중심이 되어 '사회정책학회'를 창설함으로써 등장했던 것이다.
이들 강단 사회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사회복지정책을 분배과정의 조정 · 수정을 위한 윤리적 조치로서 계급대립을 완화시켜 계급 간의 협조를 유도하기 위한 국가정책, 즉 계급 간 분배정책으로 간주했다. 당시 사회복지정책에 대한 이들의 관념은 다음과 같은 사회복지정책학회 설립취지에 잘 나타나 있다. "우리는 방임주의를 반대한다. 왜냐하면 극단적인 이기심의 발호와 제한 없는 자유경쟁은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사회주의를 반대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경제조직을 파괴하고, 자본가의 몰락은 국민에 해롭기 때문이다. 현재의 사경제조직을 유지하여 그 범위 안에서 개인의 활동과 국가권력을 통하여 계급갈등을 예방하고 사회를 조화롭게 한다."
그리고 사회복지정책학회의 주도자 Schmoller는 국가는 이기적인 계급이해를 넘어 입법과 공정한 행정을 행하여 사회적약자를 하층계급을 보호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사회복지정책을 "계급간의 우호적 관계 형성, 부정의의 배제 또는 경감 분배정의 원리의 실현, 하층 및 중간계급의 도덕적 · 윤리적 향상을 위한 사회입법"이라고 정의했다. 그의 동료 Wagner도 이와 거의 유사하게 "사회복지정책이란 분배 영역의 제반 폐해를 입법과 행정의 수단을 통해 해결하려는 국가의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이 이와 같은 사회주의는 물론 부르주아적 관념도 배격하면서 양자의 조화와 타협을 강조하고 기존 사회질서 속에서 국가의 철절한 개입을 통해 사회질서의 해 시정함으로셰 사회안정을 유지하려고 한 것은 20세기 이후의 사회민주주의와 대단히 유사하고 따라서 상당히 진보적인 관념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1880년대 돌잉에서 자유방임주의와 사회주의 두 관념 모두를 배격한 것은 신흥 부르주아계급과 새로이 부상하고 있던 노동자계급 모두를 비판한 것이고, 이는 이 두 계급 사이에 끼어 있던 보수적인 귀족계급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한마디로 당시 강단사회주의자들은 왕당파였던 것이다.
독일이 현재 계급정책 · 노동(통제)정책으로서의 사회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렇지만 독일 사회정책의 이런 전통은 면면히 이어져 오늘날에도 독일에서는 노동조건을 규제하는 노동법이 사회복지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고, 국민 개개인은 시민으로서가 아니라 사회보험의 피보험자로서만 사회복지급여를 제공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사회보험의 비중이 크다.
(2) 영국의 사회정책
영국은 사회정책을 독일과는 상당히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먼저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policy와 politics를 구별하지 않고 한 단어, 즉 프랑스는 politique로, 독일에서는 politik로 쓰고 있는 데 비해 영국에서는 사회정책과 사회정치를 구별한다. 유럽대륙 국가들이 사회정책과 사회정치를 구별하지 않을 정도로 사회정책의 '정치성'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영국에서는 '정책'이라는 정치색이 덩한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독일이 계급정책 · 노동정책으로서의 사회정책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영국에서는 시민의 복지. 즉 사회복지를 중시한다. 예를 들어,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정책학자인 Marshall은 독일식 사회정책과 거리를 두기 위해 20세기 들어 사회정책의 핵심적 목적이 이전의 노동자 통제에서 벗어나 '복지'가 되었다고 했으며, 사회정책을 "시민들에게 소득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으로서 사회보험, 공공부조, 보건서비스, 복지서비스. 주택정책 등을 포함한다"고 정의했다.
영국복지정책학의 태두는 사회정책을 사회복지의 체계로서"시혜적이고, 재분배적이며, 경제적 보적뿐만아니라 비경제적 복적을 가진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시혜적 사회정책이란 가난한 노동자, 노령연금 수급자, 여성, 발탈된 아동, 빈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보다 많은 복지혜택을 부야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을 말하고, 재분배적 사회정책이란 물질적 · 비물질적 자원을 부자에서 빈민에게로, 한 인종집단에서 다른 인종집단으로, 일하는 연령층에서 은퇴한 연령층에게로 이전하는 데 중점을 둔것을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재분배적 사회정책을 중시하고, 이타주의와 평등과 같은 진보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영국사회정책의 특징은 또 하나 있다. 즉, 사회정책의 범의를 전 세계에서 가장 넓게 본다는 것이다. 영국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사회정책을 국가의 사회적 대책에 국한적으로 시키지만 사회정책을 제도로 말할 때는 사회서비스라고 하는데, 독일의 사회정책이나 미국의 사회보장보다 훨씬 포괄적으로 사회보장(소득보장)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주책, 교육까지 포함한다.
영국사회정책의 특성으로 학문적 독자성을 추가할 수도 있다. 유럽대륙 국가의 경우 대학에서 사회정책을 독립된 학과에서 다루는 곳은 거의 없고 사회학과에서 전 과목의 하나로 다루거나 공공보건, 사회사업, 교육 등 전문직업학교에서 다루고 있다. 반면에 영국에서는 사회정책학과가 다른 사회과학과 같이 대학에 독립된 학과로 개실 되어있다. 사회정책에서 취급하는 범위는 소득보장, 보건의료, 주택 등 사회서비스가 중심이 되고 가족, 범죄, 법, 인종 관계, 실업, 제 3 세계의 발전까지도 포함한다. 그리고 사회복지에 관한 학문적 연구를 영국에서는 사회복지행정학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미국에서는 social administration이란 용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사회복지행정이란 용어를 쓰고 있는데, 사회복지기관에서 사용하는 실천방법의 하나로서 주어진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지식, 기술, 가치체계를 지칭한다. 미국에서 학문적 의미로 영국의 사회복지행정학에 대응되는 것은 사회복지이다. Zastrow는 사회복지가 미국에서 사회복지제도 이외에 학문의 의미, 즉 '사회복지학'으로도 사용된다는 점을 잘 지적했는데, 이 경우 사회복지학은 사회서비스를 전달하는 기관, 프로그램, 인력, 정책 등에 관한 연구가 되며, 사회복지사를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것을 핵심적인 목적으로 한다.
(3) 미국의 사회복지정책
복일과 영국이 사회정책이란 용어를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는 데 비해 미국에서는 사회정책과 사회복지장책을 혼용하고 있으며, 사회정책보다는 사회복지정책을 더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정책이 사회복지정책보다 더 광범위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고 독일과 영국이 사회정책을 '국가정책'의 하나로 간주하는 반면에 미국에서는 국가뿐만 아니라 민간기완의 사회복지정책까지도 포함시키고있다.
사회정책과 사회복지정책을 구별하면서 사회정책을 사회복지정책의 상위의 공공정책으로 보는 경우 사회정책은 사회가 공인한 사회 행동으로서 인간사의 공식적 · 체계적 질서유지를 위한 정책으며, 사회복지정책은 사회정책의 하위체계로서 고용, 소득, 음식, 주택, 보건의료, 사회관계 등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급여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미국의 사회복지학자들이 사회정책은 독일식 질서유지정책으로, 사회복지정책은 영국식 사회복지향상 정책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알 수 있다.
민간기관을 강조하는 입장은 미국사회복지사협회가 대표적이다. 미국사회복지사협회는 사회복지정책을 "정부와 민관기관의 공식적으로 명시된 법, 시행규직, 조례에 근거를 두고, 법적 판결로 뒷받침되는 활동 원칙, 계획, 절차"로 정의하고 있다. 같은 입장에서 사회복지정책을 국가가 시행하는 정부 사회복지정책, 비영리 민간기관이 운영하는 민간 사회복지정책,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운영하는 기업 사회복지정책으로 분류하는 사회복지학자도 있다.
그러나 미국의 사회복지학자 중에는 사회복지정책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Dolgoff와 Feldstein은 사회복지정책을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을 포함하지만, 대부분은 정부가 결정한다. 정부는 사회복지 관련자들의 행동을 규제하고, 관료조직과 프로그램을 조직하며, 급여를 배분하고 재정에 필요한 세금을 징수한다"고 했고, DiNitto는 "사회복지정책은 국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결정하는 정부의 활동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회복지정책은 시민들의 복제에 영향을 주는 정부활동으로서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와 소득을 말한다. 사회복지정책의 범위는 소득보장(사회보장), 영양, 보건의료, 사회복지서비스(아동복지, 가족복지, 지역사회복지, 고용복지, 노인복지, 직업훈련 등)등이다"라고 정의했다
이상과 같은 독일과 영국의 사회정책과 미국의 사회복지정책은 그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독일의 사회정책은 자본주의 체제 유지 또는 사회적 질서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권위주의적 국가정책의 성격이 강하고 영국의 사회정책은 국가정책이기는 하지만 질서유지가 아니라 시민의 복지(사회복지)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탈권위주의적이다. 미국의사회 복지정책은 영국의 사회정책과 같이 사회복지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되 공공(국가)복지뿐만 아니라 민간복지까지 강조한다는 점에서 가장 탈권위주의적이다. 그리고 영국의 사회정책과 미국의 사회복지정책은 동일하게 사회질서보다 사회복지를 향한다. 그러나 국가정책의 하나로 간주한다. 그에 비해 미국은 영국 · 독일과 달리사회복지정책에 민간복지까지 포함한다. 이렇게 볼 때 미국의 사회복지정책에서 민간복지를 제외한다. 공공복지정책은 영국의 사회정책과 본질적으로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세 나라의 사회정책 · 사회복지정책의 특징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1-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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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유지 중시 |
사회복지 향상 지향 |
국가정책 |
독일의 사회정책 |
영국의 사회정책 |
국가정책 + 민간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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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회복지정책 |
[그림1-1]독일· 영국의 사회정책과 미국의 사회복지정책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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